집 안에서 나만의 감성을 찾다 – 슬로우 인테리어 루틴 7가지
하루 24시간 중 오롯이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나요?
워킹맘의 하루는 끝이 없습니다. 출근 준비에 육아, 업무, 식사, 청소까지. 심지어 ‘쉬는 시간’조차 가족과 함께하는 누군가의 시간이 되기 일쑤죠.
그런 일상을 살다 보면 문득 이렇게 묻게 돼요. “나는 어디서 쉬고 있지?” 소파도, 침대도, 식탁도 결국 다 ‘공용 공간’일 뿐. 정작 나만의 공간은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 저는 **작은 결심 하나**를 했습니다.
“집 안에 단 한 평이라도, 내 감성을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그렇게 시작된 감성 인테리어 루틴은 단순히 집을 꾸미는 일이 아닌, **내 감정을 복원하고 회복시키는 일**이 되었습니다.
1. 책 한 권과 조명 하나 – 마음이 머무는 ‘감성 코너’ 만들기
가장 먼저 만든 건 거실 한 구석에 작은 책상 하나였어요. 거창한 서재가 아니라, **책 한 권과 따뜻한 조명이 놓인 작은 공간**.
그곳에 앉아 책을 펼치고, 좋아하는 향초를 켜고,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는 5분이 제 하루의 숨구멍이 되었죠.
소파, 식탁 옆, 베란다 앞 빈 자리도 괜찮아요. 작은 평수라도 감성을 채울 여지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2. 계절을 담은 엽서 한 장, 감성 벽꾸미기
인스타 속 감성 인테리어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계절마다 엽서 하나를 바꿔 걸기 시작했어요.
봄에는 꽃 피는 일러스트, 여름엔 바다 풍경, 가을엔 낙엽 낀 거리, 겨울엔 눈 내린 골목. 단순히 이미지가 아니라, 지금 내가 좋아하는 계절의 온도를 걸어두는 것 같았어요.
벽에 걸린 그 한 장이 하루에도 몇 번씩 시선을 붙잡고, 그때마다 마음이 잠깐이라도 느긋해졌습니다.
3. 내가 좋아하는 향을 품은 공간 – 향기 루틴
집에 들어섰을 때 나는 향, 그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듭니다.
버겁고 힘든 날, 현관문을 열었을 때 익숙한 향이 반겨주면 그 순간, 마음이 풀리더라고요.
- 아침엔 레몬, 자몽 같은 시트러스 디퓨저
- 저녁엔 우디 계열이나 라벤더 오일 디퓨저
- 주말엔 향초와 인센스로 분위기 전환
향기는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감성적인 인테리어입니다. 그 공간은 향과 함께 기억되고, 반복될수록 내가 쉬는 장소로 무의식에 각인됩니다.
4. 커튼을 바꾸면 마음이 달라진다
한참 집에 감성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처음으로 바꿨던 게 바로 커튼이었어요.
두껍고 칙칙하던 커튼을 밝은 린넨 커튼으로 바꾸고 나니 햇살이 집 안을 투명하게 감쌌고, 같은 공간인데 전혀 다른 집에 사는 느낌이 들었어요.
계절에 맞게 바꾸는 건 어려워도, 하나의 톤으로 바꿔보는 건 누구나 가능해요. 그건 단순한 인테리어를 넘어서 **기분을 바꾸는 리추얼**이 됩니다.
5. 침대 머리맡, 나만의 회복 존 만들기
저는 침대 옆 협탁에 딱 세 가지만 둡니다. 좋아하는 문장 엽서, 감성 무드등, 그리고 차가운 밤을 따뜻하게 해줄 차 한 잔.
이 작은 조합이 저에게는 회복의 공간이에요.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마주하는 이 풍경이, 지친 하루를 ‘괜찮은 하루’로 정리해주는 마무리가 되니까요.
6. 작은 식탁, 큰 감성 – 식사 공간도 감정이 머문다
주방 식탁은 늘 ‘가족의 공간’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아이가 잠든 밤, 식탁 위에 작은 꽃병을 올리고 노란 조명만 켠 채 조용히 앉아 차를 마십니다.
그렇게 보면 **식탁도 결국 나의 감정을 품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걸 알게 되죠.
식탁을 내 마음이 머무는 곳으로 바꾸는 순간, 집 전체에 감성이 번지기 시작합니다.
7. 공간을 비우면 감성이 들어온다
마지막 루틴은 ‘버리기’입니다. 사실 감성은 물건보다 여백에서 더 살아납니다.
정리하고 비워낸 서랍 하나, 치워낸 방 한 구석의 먼지 쌓인 잡동사니. 그게 사라진 자리엔 자연스럽게 감정이 머물 공간이 생깁니다.
감성 인테리어는 결국 ‘나를 위한 공간 확보’예요. 비워야 감성을 채울 수 있어요.
마무리 – 공간을 바꾸면 삶의 태도가 달라진다
감성을 지키기 위해 꼭 여행을 떠나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 안 한 평, 그곳을 ‘나’로 채우면 충분해요.
조명 하나, 커튼 하나, 향초 하나가 내 감정을 회복시키고 다시 하루를 살아갈 여유를 만들어줍니다.
당신의 집 안에도 감성을 놓을 작은 자리가 있기를. 다음 편에서는 ‘일상 속 짧은 여행’을 다룰게요. 멀지 않아도 충분히 감성을 채울 수 있는 마이크로 여행 루틴으로 다시 만나요.